영화는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어머니란 존재는 절대적인 모성으로 자신의 자식을 사랑해야만 할까? 이런 상황에서는? 그렇다면 저런 상황에서는?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오직 에바의 - 어머니 - 시점으로만 진행되는 이 영화는 케빈을 절대악으로 묘사하며 관객들의 일반적인 통념과 도덕적인 개념을 극한 상황까지 몰아가며 시험한다.
그렇다면 과연 케빈은 절대악일까. 그 절대악은 어디서 탄생되는 것일까.
나에게 케빈은 절대악이라기 보다 극심한 애정결핍에서 몸부림치는 불쌍한 아이로 느껴졌다. 물론 그의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지만, 자신을 인정해 달라고, 사랑해 달라는 처절하기까지 한 케빈의 행동은 안타깝기까지 했다. 왜 그 존재가 틸다 스윈든이여야만 했냐고? 그건 에바만이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봐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케빈의 아빠는 그가 바라는 아들의 모습을 투영했기 때문에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케빈의 진짜 모습을 알지 못 했다. 에바가 케빈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는 "그 사건"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 영화 초반부터 내내 등장하는 활은 바로 에바가 어린 케빈에게 읽어 주었던 책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모두가 피해자인 영화였기에 숨이 턱턱 막혔다.
빨간색과 같이 극명한 색이 대비를 이루는 영상과 노골적인 소품에선 그로테스크함마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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