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1년 9월 14일 중경삼림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정 다운
2011. 9. 14. 02:44
"아무데나. 당신이 좋은 곳으로." 라고 말하며 그녀를 바라보는 경찰 663, 양조위의 눈빛. 아무런 말 없이, 상대방을 지그시 응시하는 그의 눈빛이 끊임없이 외쳤다. 당신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사랑스럽고, 사랑스럽다고. 넘치는 애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한 그의 눈빛에 내 온 몸이 다 달달해졌다. 말 한 마디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백 마디를 전할 수 있는 남자, 양조위.
양조위는 경찰 663 그 자체였다. 마치 몸에 꼭 맞는 맞춤옷을 입은 듯이. 물기를 다 짜지 않아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수건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비누와 이야기를 나누는, 자신에 집에 몰래 드나드는 여자에게 아무 추궁하지 않고 집 안으로 들이는 경찰 663의 모습이 사실 양조위의 실제 성격과 같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나는 17년전의 양조위에게 반해버렸다.